딸은 그림을 잘 그린다. 특히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학교에서 음식을 주제로 그림그리기를 했다더라. 그 그림이 바로 위에 그림이다. 초콜릿 타일하며 침을 흘리는 캐릭터가 재미있다. 나는 그림에는 완전 꽝이라 딸이 그림을 그려오면 왠만한건 다 잘 그렸다고 한다. 뭔가 갠관적인 피드백을 해주고 싶은데 내 실력이 없으니 그냥 다 잘그려보이더라. ㅎ
난 지금 주부 백수다. 딸이 얼마전에 "엄마 나는 캐릭터 디자이너가 될거야. 그래서 디즈니 회사에 들어갈래."라고 했다. 나도 예전에는 이런 저런 꿈이 있었지... 엄마한테 예전에 뭐가 되고 싶었냐고 묻던 딸에게 이야기 해주다가 문득 지금의 모습이 좀 초라해지더라. 뭔가 거창한 내가 되어야하나? 아이에게 초라한 엄마로 보이면 어쩌지? 이런 어둠의 굴로 들어가는 생각들... 아직 40도 안된 나이.. 늦었다면 늦었지만 인생 길게보면 아주 늦은건 아니라고 생각해본다.
요즘 특히 N잡러라고 하는 말들이 생겨난다고 한다. 한가지 직업으로는 살 수없는 세상. 뭔가를 배우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내가 되어야지 하면서도 매번 제자리인 일상이다. 틀을 깨는 그 한걸음을 내딛기까지가 왜 이리 힘든건지... 요즘 나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내가 누구인지 뭘 잘하는지 뭐가 부족한지 뭐가 좋은지.. 일단 나에대한 공부부터 해봐야겠다. 그동안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나는 꼴찌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잊어가고 있었다. 그래야 길이 조금 열리지 않을까. 내가 가고싶고 갈수있는 길말이다. 딸에게도 좋은 이야기, 엄마가 노력하는 엄마라는걸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내가 될수있겠지. 느려도 차곡차곡 좋은 힘을 쌓아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