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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춘기 딸의 그림(별의커비)
    일상다반사 2020. 8. 7. 22:23

    우리 딸은 캐릭터 그리는걸 좋아한다.
    어릴적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시간이 날때마다 그린게 아마 몇천장이상 되지 않을까싶다.
    나중에 커서 디즈니회사에 들어가서 캐릭터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
    예술과는 아주 먼 내가 딸이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갖겠다고 했을때 응원 보다는 덜컥 겁이났다.

    미술공부 하려면 경제적인 받침도 되어야하고 그에 관한 정보도 많이 얻어야 될텐데. 엄마로서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보면 평범한 길 보다는 험난한 길일텐데 괴로워 하지 않을까.

    뭔가 아이들이 커가면서 매우 쫄보가 되었다.
    바이러스던 전쟁이던 크게 관심이 없던 냉소적인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작은거 하나에도 벌벌떤다.
    걱정하는게 걱정을 번다라는게 모토였던 내가 맨날 걱정하는 사람이 되버렸다.

    예전에 읽은 전래동화?에서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었다.
    비가오면 짚신장사가 안되고, 해가뜨면 우산장사가 안되서 어머니가 매일 걱정을 한다는 이야기다. 그게 딱 나의 모습이 된거다.

    내 자신한테는 복잡하고 걱정없던 털털한 내가
    아이가 벌레에 물려 염증이나도 콧물하나 훌쩍거려도 밤잠을 설친다.
    이 모든게 내 잘못인가 싶어서 마음이 쓰인다.

    부모가 불안한 모습을 보면 아이들은 그 몇배의 불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요즘 팬데믹으로 사실 첫째도 학교를 일주일에 한번 다니고 둘째는 유치원을 쉬고있다.

    이 팬데믹이 끝나지 않을거란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든다. 하루 하루 현재를 뜻깊게 행복하게 보내야 아이들과의 함께하는 시간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텐데라는 강박이 든다.
    근데 이게 반대로 부작용을 낳는거다.
    과하면 금방 타버리고 지쳐버리니까 7개월만에 무기력에 빠지고 있다.
    그래서 사춘기 딸이랑 참 많이도 충돌하는거 같다.
    딸이 그린 그림만 봐도 마음이 녹고 미소나 나는데
    딸이 금방 툭 던진 시크한 말들에 맘이 상한달까.
    나이가 들수록 꼰대가 되지 말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어른이니까 엄마니까 해도되고 너는 이래서 안되고 어쩌구 저쩌구..
    딸이 하고싶은거 할수있게 도와주는 쿨한 엄마가 되야지. 잔소리폭격부터 하는 꼰대엄마는 사양이겠지 ㅜㅜ.
    그러려면 일단 나부터 철이 들어야 될거 같다.
    근데 ..... 그게 가능해? ㅋㅋㅋ
    글쎄 말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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